스승의 날
스승의 날을 기념(?)해서 몇 명에게 연락을 했다.
20살 성인이 된 지도 한 참이 된 지금..
내게 스승과 같은 존재는 누구일까 문득 생각했다.
요즘 봄을 타는지.. 이런 저런 생각들이 가득하다..
실수도 많고 감정이 앞섰던 사회생활 초년생 때의 상사.
그 때의 상사분의 나이보다 지금의 내 나이가 더 많다.
그러나 난 여전히 그 분만큼 아량이 넓지 않다..
내 인생에 몇 안되는...어른이라고 생각되는 분..
10대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힘들어 할때 마다 같이 가슴아파하는 친구..
힘들어하던 어느 날, 진심을 담은 짧은 문자를 받았다.
위로나 걱정이 아니라 친구의 다짐이었다.
그 약속을 친구가 지키지 못하더라도 상관없다.
그 순간에 그런 약속을 내게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나의 20대 때 항상 함께했던 친구..
전화를 붙잡고 길게 수다떠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그 친구에겐 미주알 고주알 별별 얘기를 다 했다.
작은 일에도 쉽게 흔들렸던 그때..
(지금이라고 뭐 더 나아진 것도 아니지만..)
가느다란 몸 속에 단단함이 있는 그 친구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그리고... 많은 걸 공유하고, 내게 많은 자극을 주었던...친구..
자신이 아픈 와중에도 날 걱정하고 위로했던... 나보다 훨씬 큰 사람..
내가 그 상황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여전히 나는 너를 생각해..
내가 고민에 빠져있을 때 넌 내게 뭐라고 말해줄까..하고 생각해..
지난 달 친구 생일 쯤에 추모관에 가서 그녀 사진을 한 참을 봤다..
그리운 친구..
잘지내고 있겠지..
친구들에게는 장문의 카톡을 보냈다.
함께하며 뭔가를 배우고 깨닫게 해준 스승이자 친구라는 존재라서 고맙다고 전했다.
뜬금없는 문자 고백(?)에 우리는 웃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보내지 않으면 다음 기회는 없을 것 같은 기분..
다소 오글거리는 고백이었지만 이럴 때 핑계 삼아 전하지 않으면 언제 또 얘기할 수 있을까?
옛 상사분에게는 전화를 드렸다.
코로나 직전에 통화한 이후에 카톡으로 간단한 안부 주고받은 거 말고는 통화는 몇 년만이다..
스승의 날 기념으로 감사 전화 드린다고 했더니 껄껄~ 웃으시기만 하다..
20대 철없는 초년생 때처럼 스승의 노래도 장난삼아 몇소절 불러드렸다..
나이가 들어도 장난 속에 진심을 담아 전달할 수 있어서 좋네..
덕분에 별거 없던 일상이..기분 좋은 하루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