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영화 리스트
단조로운 일상생활에서 작은 변화를 원했다.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취미로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인터넷 검색이나 유튜브 시청 등 빈둥거리는 시간 중에 일부를 손쉬운 취미에 할애하고 싶었다.
그렇게 재작년부터 시작한 영화 관람..
작년에 총 36편의 영화를 봤다.
36편 중에서 미국, 일본, 프랑스, 한국, 홍콩 순으로 30편의 영화를 봤다.
스페인, 헝가리, 인도, 캐나다, 영국, 대만 영화는 한 편씩 접하다.
2020년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영화관보다는 주로 VOD로 영화를 봤다.
영화 선택은 간단하다.
선호하는 특정 장르나 배우, 영화감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영화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싶은 게 아니라서 신문기사나 TV에서 소개된 영화 중에서 관심가는 영화를
선택하거나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무료로 상영하는 영화 리스트 중에서 골랐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는 집 근처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 중에서 시간대 맞는 영화를
선택하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예전에 개봉한 영화를 재상영하는 극장이 많았다.
덕분에 러브레터, 아비정전 등과 같은 영화를 큰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었다.
영화 속 배우들을 보며 영화와 상관없이 이 영화를 예전에 봤던 과거의 나를 회상하면서 피식피식 웃기도 했다.
36편 중에서 나름 재미있었거나 기억에 남은 작품은 7편 정도..
두 교황 ( The Two Popes)
결혼 이야기 ( Marriage Story)
사마에게 ( For Sama/ 다큐멘터리)
브로크백 마운틴 (Brokeback Mountain)
찬실이는 복도 많지
쁘띠 아만다 (Amanda)
페인 앤 글로리 ( Pain and Glory)
작년에 마지막으로 본 영화인 "페인 앤 글로리"는 시리즈 온에서 무료로 봤다.
이 귀한 영화를 무료로 보다니..
강렬한 햇살같은 색채, 화면 속 인테리어와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 감독의 스테리 텔링 능력 그리고
안토니오 반델라스의 (멋지게 나이든 모습과) 연기 모두 마음에 들었다.
이 영화를 스페인의 거장 감독(페드로 알모도바르)이 만들었다는 것도 영화를 본 후에 알게 됐다.
영화 속 주인공 집의 인테리어에 눈이 많이 갔는데 실제 감독의 집이라니..
감독의 파격적인 전작들에 비해 이번 작품은 잔잔한(?) 영화라고 하는데 나는 이 영화를 보고
감독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졌다.
동네 극장에서 시간대가 맞다는 이유로 아무 생각 없이 선택한 "사마에게"라는 영화도 울림이 컸다.
시리아 내전의 처참함, 죽음과 공포만이 가득할 것 같았는데 그들은 (제한적이지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려 노력한다.
아장아장 이제 막 걷기 시작한 꼬마 아이가 포탄이 터지는 굉음 속에서도 울지 않은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태어나면서부터 보고 접한 전쟁의 폐해가 어린 아이들에게 이미 삶의 일부인 것처럼 보였다.